가격과 가치의 투자원칙
보험상품도 <가격과 가치의 투자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일반 개인들은 통상적으로 보장성보험을 들 때에 만기환급형 보험을 들 것인가, 아니면 자동차보험 처럼 순수보장형 보험에 들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합니다.
이런 고민에 대한 얘기를 하기 전에 먼저 보험의 유형부터 살짝 살펴봅시다. 보험은 크게 보아 위험보장을 주 기능으로 하는 <보장성보험>과, 위험보장기능과 저축기능을 동시에 갖춘 <저축성보험>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보장성보험>은 다시 만기환급을 받을 수 있는 <만기환급형 보장성보험>과 만기환급을 받을 수 없는 <순수보장형 보장성보험>으로 나누어집니다.
잘 아다시피 <만기환급형 보장성보험 상품>은, 보험기간이 만료될 때까지 소멸사유가 발생하지 않으면 납입보험료 중에서 일정한 금액을 보험계약자에게 환급해 주는 상품을 말 합니다. 반면 <순수보장형 보장성보험 상품>은 다릅니다. 보험기간 만료시에 보험계약자에게 돌려 주는 금액이 전혀 없다는 겁니다. 이 상품은 보험기간 동안에 위험보장 기능만 발휘하는 상품이란 얘기 입니다.
만기환급형 보험상품은 위험보장을 받으면서 동시에 만기가 되면 일정부분을 보험료를 돌려 받기 때문에, 위험보장기능만 갖추고 있는 순수보장형 상품보다 보험료가 더 비쌀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같은 보험상품에 들 때에도 절대 불변의 투자원칙인 <가격과 가치의 원칙>은 여지없이 그대로 적용이 됩니다. 만기환급형이든 순수보장형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보험에 가입을 했을 때에 내는 보험료 총액과 나중에 내가 돌려 받을 혜택(보험혜택)을 면밀하게 따져 보면 내가 어느 보험을 선택해야 할 지에 대한 해답이 금세 나오는 것 입니다. 만기환급형이냐, 순수보장형이냐는 중요한 게 아닙니다. 만일 똑같은 보험혜택을 받는다고 하면, 만기환급형이나 순수보장형 중에서 가격이 가장 싼 보험상품을 고를 줄 알기만 하면 된다는 얘기 입니다.
이는 통상적으로 투자상품에 투자할 때에, 가격과 가치의 괴리가 가장 큰 투자상품을 선택을 하는 것과 똑같은 이치 입니다. 투자자들이 투자를 할 때에는 가치(나중에 투자상품이 갖게 될 가격, 혹은 투자상품이 지니고 있는 본질적인 가치)가 같은 투자상품이라고 하면, 그중에서 현재 가격이 가장 싼 투자상품을 고릅니다. 그래야만 투자자들이 투자를 통해서 가장 큰 수익을 얻는 수 있기 때문 입니다. 이는 투자상식과 같은 이치 입니다.
어떤 보험상품도 이같은 가격과 가치의 투자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풀어서 설명을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개인들이 보험상품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보장혜택은 <가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같은 가치(보장혜택)를 얻기 위해서 개인들이 들이는 돈(보험료)을 <가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가치>가 같다고 하면 <가격이 가장 싼 상품>을 고르는 게 상책 입니다. 이런 정밀한 과정을 통해서 고른 보험상품이라면, 그게 만기환급형이든 순수보장형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같은 보장조건이라면 들어가는 돈(보험료)을 가장 적게 할 때에, 투자자(보험가입자)는 가장 큰 이익을 보는 것 입니다.
따라서 보험가입 이전에 이같은 가격과 가치를 먼저 따져 보아야 합니다. 즉 순수보장형 보험을 들 것인가, 만기환급형 보험을 들 것인가를 결정을 하기 전에, 그 각각의 보험상품들이 말하는 보장내용(가치에 해당하는 요인임)과 보험료(가격에 해당하는 요인임)을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는 얘기 입니다.
만일 순수보장형에서 제시하는 보장조건이나, 만기환급형에서 제시하는 보장조건이 똑같다고 하면, 그 다음에는 그 각각의 보험에 들어가는 돈(보험료)과 납입기간을 면밀하게 따져야 합니다. 그래서 그 두 상품 가운데, 돈이 더 적게 들어가는 상품을 골라야 하는 것 입니다.
쉬운 예를 들어 봅시다. 다음의 보장조건들은 모두 다 가정 입니다. 20년간 보험료를 납입하고, 상해 발생시 보험금 1억원을 주는 보장조건 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조건 하에서 순수보장형은 월보험료 2만원, 만기환급형은 5만원라고 가정하겠습니다.
이제 보험상품에 숨겨져 있는 가격과 가치를 계산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순수보장형에 가입하면 월3만원(=5만원-2만원)의 여유 돈이 생기는 셈 입니다. 그러면 보험가입자는 매달 3만원씩 생기는 돈을 갖고서, 20년간 어느 정도의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는가를 사전에 계산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는 이 계산으로 나온 수치와 만기환급형 상품에서 나중에 돌려주는 환급액을 비교해보는 것 입니다. 이 수치가 이 환급액보다 더 크다면 당연히 순수보장형을 선택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수치가 이 환급액보다 적다면 만기환급형에 가입하는 게 사리에 맞습니다.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이 수치가 이 환급액보다 크다는 말을 하기는 합니다만, 개인들이 20년간 투자를 해서 나오는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것 입니다.
20년 후에 단순히 일정한 보험료를 돌려 받는다는 생각만으로 만기환급형에 가입하는 것은 투자원칙에서 보면 맞지 않은 행동 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순수보장형이 좋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왜냐 하면 순수보장형과 만기환급형의 보험료 차액이 매달 발생해도, 이 돈을 개인들이 적절하게 매달 잘 운용하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 입니다.
* 출처 : 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