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부동산ㆍ자산관리
|
작성일 : 14-08-22 14:34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564
|
신도시 불패론과 일본 신도시의 몰락
분류 : 연구분석 전문가 : 차학봉 등록일 : 20061003
일본 동경의 타마 신도시는 환경 친화적 신도시로 한국에도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다. 동경의 부도심 신주쿠에서 쾌속 열차로 30분 정도 걸리는 ‘타마 센터역’. 역사 입구에 있는 백화점, 호텔, 쇼핑센터는 비교적 많은 인파로 북적거렸다. 특히 어린이 실내 놀이시설까지 있어 어린이를 동반한 젊은 부부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역사에서 5분쯤 걸자 중앙공원이 시원하게 펼쳐졌다.
공원을 가로 질러 5분 정도를 걷자 우거진 숲 사이로 아파트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파트라고 해야 우리의 연립주택 수준. 3~4층 정도의 나지막한 건물들이 구릉을 따라 옹기종기 펼쳐져 있다.
빽빽하게 들어찬 아파트에 익숙한 필자에겐 신기하기만 했다. 단지와 단지사이에는 우리식으로 보면 공원이 들어서 있는 것처럼 녹지가 많았다. 마치 미국의 전원 주택단지에 들어선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을 줄 정도로 한적했다. 대부분이 저층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이 빽빽하게 밀집해 있는 동경의 시내 풍경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60년대 건설된 건물들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건물들은 유지관리가 잘 돼 있었다.
타마 신도시는 우리에게 성공한 전원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일본에서는 ‘올드타운’이라는 오명으로 더 유명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초기 입주자들이 노인이 됐지만 젊은이들의 유입이 거의 없어, 노인의 거주 비율이 높은 ‘세대 불균형 도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지 내로 들어서자 비로써 올드타운이라는 오명의 실체를 실감할 수 있었다. 단지 상가에 들어서자 이빨 빠진 듯 문을 닫은 상점들이 보였다. 셔터에는 "점포 임대"라고 안내문이 붙여 있었고 노인대상의 자원봉사 단체가 임대한 곳도 보였다. 단지 내 초등학교 건물에는 종합복지시설이라는 간판이 나붙어 있었다. 교실에는 책걸상이 쌓여 있었다. 교사 옆에는 한때 어린이들이 물장구를 쳤을 수영장은 을씨년스럽게 비어 있었다. 역사와 달리, 단지 내에는 젊은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나이든 노인들 밖에 보이지 않았다. 상점 주인은 “노인들만 많다보니 소비성향이 낮아 장사가 어렵다”고 말했다.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으로 갔다. 정류장에 붙어 있는 버스시간표에는 출퇴근 시간은 시간당 4편이지만 그 외시간은 2편 정도 밖에 운행되지 않았다. 쇼핑센터에서 산 물건을 배낭에 지고 힘겹게 걸어가는 노부부도 보였다. 곳곳에는 판매광고판을 내건, 억새풀로 가득찬 단독주택부지들이 보였다. 타마신도시의 역세권에 있는 70㎡의 새 아파트(재건축)가 3000만엔 정도하지만 교통이 불편한 내부의 절반 정도 가격이다.
전원에서 살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전원보다는 편의시설이 집중된 역세권이 인기이다. 어쩌면 전원도시는 환상일지도 모른다. 특히 고령화 시대의 전원도시는 고령자들에게 고통이다. 녹지가 많다는 것은 좋지만 운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나이든 노인들 입장에서는 너무 동선이 길다. 우라 나라도 설문조사를 하면 자연 환경을 주택선택의 중요한 포인트로 지적한다. 하지만 실제 그런가. 아니다. 집값이 가장 비싼 강남이 과연 자연환경이 좋은가. 절대 그렇지 않다. 분당 정자동의 주상복합타운 역시 분당에서는 용적률이 가장 높고 녹지가 부족하지만, 분당에서 가장 가격이 높다.
자연 환경은 모두의 꿈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자연환경은 쇼핑-교육-교통 환경이라는 다른 경쟁요소에 비해 떨어진다. 20평대 아파트의 임대료가 월 700만원이 넘는 록본기힐스나 오모테산도힐스 같은 일본의 최고급 주거지역도 자연환경과는 거리가 멀다. 도심 한 복판, 편의시설을 잘 갖추고 지역브랜드를 가진 지역이다.
<출처>일본에서 배우는 고령화시대의 국토-주택정책(삼성경제연구소) 책주요 내용 도쿄권 규제 전면 해제 / 산업구조의 변화와 도심회귀 현상 / 오피스 위주의 도심 재개발 신도시의 몰락 / 전원도시의 환상과 실체 / 지방 중소도시의 인구 감소/ 일본 자치단체의 인구 쟁탈전 / 정부의 쇼핑센터 규제론/ 고령화와 인구이동 패턴의 변화 /신도시, 축복인가 재앙인가 / 토건족과 민주주의의 한계 / 균형발전과 토건주의 국가 시스템의 형성 / 토건족의 원조 / 일본의 수도이전론과 다극분산형 국토 / 글로벌 경제와 균형발전론의 한계/ 관광리조트가 지방 경제의 탈출구인가 / 글로벌 경제와 도시발전이론 / 고령화 쇼크와 주택 시장 / 글로벌 경제와 양극화 / 소셜 믹스와 에이지 믹스/주거지 분리와 양극화 / 역모기지제도의 활용 / 고령자 주택 법률의 개정/ 콤팩트 시티와 유니버설 디자인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