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력은 비즈니스의 꽃이다

지난 1867년 미국의 국무장관이었던 월리엄 스워드(William Seward)는 러시아의 부채 700만달러를 인수하고 보상금 20만달러를 지급한다는 조건으로 러시아 정부와 알래스카(Alaska) 인수협상을 체결한다.

이 협상이 성사된 후 러시아에서는 쓸모없는 땅을 팔아 거액을 챙겼다고 기뻐하며 협상 당사자에게 거액의 상금을 하사했다. 매수한 미국 측에서는 알래스카를 ‘이 세상의 지옥’이니 ‘국무장관 스워드의 냉장고’니 하는 비난여론이 일었다. 심지어는 국무장관이 뇌물을 받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시끄러웠다.

그러나 거래 이후 30년이 채 지나지 않아 알래스카에 매장된 천문학적 액수의 지하자원과 천연자원, 그리고 관광자원의 가치가 알려지면서 알래스카 인수협상은 미국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협상 사례가 됐다. 알래스카의 크기가 미국 본토의 5분의1임을 감안하면 미국은 자국 영토의 20%와 천문학적인 자원을 그야말로 ‘껌값’으로 사온 것이다.

협상(negotiation)은 비즈니스의 꽃이다. 알래스카의 사례처럼 한 번의 협상으로 기업은 물론 국가의 명운이 바뀔 수 있다. 작게는 연봉협상부터 기업 간 인수합병(M&A) 협상, 그리고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까지 오늘날 비즈니스의 세계는 협상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MBA 교육을 선택하는 것 역시 자신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함이며 MBA 자체가 협상으로 시작해서 협상으로 끝난다고 할 수 있다. MBA 입학허가를 받는 과정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학교로부터 원하는 입학허가를 받기 위한 협상이며 MBA 졸업시점에는 MBA 과정을 통해 높아진 자신의 가치를 기업에 설명하면서 합당한 연봉을 지급하고 채용해줄 것을 관철시켜야 하는 협상이 기다리고 있다.

 거의 모든 비즈니스 스쿨에서 협상 교육은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 중 하나다. 협상론, 비즈니스 협상전략, 협상과 프레젠테이션 등 협상 관련 과목은 철저하게 케이스 중심의 연구와 실전을 가상한 역할극 위주로 구성돼 있다. 강성 협상자를 만났을 때와 연성 협상자를 만났을 때 대응전략의 차이는 어떠하며 상대방의 협상 속임수를 알아차리는 방법 등을 습득한다.

 협상 초기 상대방을 제압하는 방법과 협상이 막바지에 다다름에 따라 상대방이 아주 조금씩 더 많은 것을 원할 때(니블링ㆍnibbling, 조금씩 갉아먹는다는 의미) 상대방의 전략에 맞서 역제의(count-offer)를 하는 방법도 연습해본다. 심지어 협상장소를 선택하는 방법과 고의적 지각과 연기로 상대방을 맥 빠지게 하거나 반대로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다뤄보면서 ‘친절하게 상대방을 죽여라’라는 말의 의미를 연습해본다.

그러나 무엇보다 성공적인 협상을 위해 양쪽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윈윈(win-win)으로 협상을 마무리하는 방법과 초기의 협상안이 무산됐을 때를 대비해 차선을 준비하는 BATNA(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ㆍ협상안에 대한 최적의 대안)를 수립하는 방법을 학습한다.

많은 사람들과 기업들이 협상을 두려워하거나 협상에 서투르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과 기업들이 그렇다. 이는 협상에 대한 잘못된 인식, 예를 들어 좋은 협상은 언제나 기만적일 수밖에 없다거나 상대방과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하는 것과 자기가 원하는 것을 획득하는 것에는 상충관계가 있다고 느끼는 데 원인이 있다.

그러나 협상은 한쪽은 이기고 한쪽은 지는 전쟁이나 게임과 다르며 양측이 모두 성공적이었다고 느낄 때 합의서에 서명하는 일이다. 또한 기본적으로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협상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는 것이다.

유명 MBA 프로그램에서 많이 채택하는 협상학 교과서인 ‘마무리를 위한 협상(negotiation to close)’을 쓴 게리 캐러스(Gary Karras)는 “우리는 우리 일생을 통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협상한 것을 얻는다”고 말했다. MBA 교육기간 2년에는 더 많은 것을 얻기를 원하는 미래의 경영자들이 협상을 연습해보고 협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훈련 과정이 포함돼 있다.

출처 :  한국아이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