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인선 전략
뉴올리언스에 가본 사람은 틀림없이 미시시피 강에서 커다란 바지선을 끌고 내려오는 예인선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10미터도 안 되는 조그만 예인선이, 각각 1만 톤의 짐을 싣고 줄줄이 늘어선 바지선들을 끌 수 있다. 나는 로스앤젤레스의 항구 근처에서 요트를 타다가 조그만 예인선 한 척이 30만 톤급 초대형 유조선을 예인하는 모습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예인선이 가진 엄청난 힘의 비밀은 무엇일까? 예인선 선장은 한 번에 조금씩 움직이면 아무리 많은 짐을 실은 배라도 끌 수 있다는 원리를 알고 있다. 만약 그가 지속적으로 힘을 가하여 그 초대형 유조선의 진행 방향을 바꾸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은 불가능하다. 아무리 엔진 출력을 높이더라도 배가 튀기만 할 뿐 방향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한 번에 조금씩, 그는 믿을 수 없는 일을 해낼 수 있다.
이것이 성공적인 협상의 마무리와 무슨 관계가 있는가? 한 번에 조금씩 요구함으로써 당신도 아주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다.
나는 전에 예인선 전략을 이용하여 은행에서 25만 달러를 빌린 적이 있다. 나는 다른 투자자와 함께 집을 33채 갖고 있었는데, 그 다른 투자자로부터 지분을 전부 사들여서 그 집을 전부 내 소유로 하고 싶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그 부동산을 두 번 저당으로만 담보를 잡히고 은행에서 25만 달러를 빌려야 했다. 처음에 은행에서는 그렇게 위험한 투자는 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
다른 투자자와 나는 부행장을 만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부행장은 자기 입장만 되풀이해서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부행장이 쫓아내지 않는 한 대출 승인 받을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생각하고 꾸준히 설득했다. 한 시간이 지나자 부행장은 10만 달러짜리 정기 예금 증서를 추가 담보 제공하면 돈을 빌려 주겠다고 했다. 우리는 그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고 계속 설득했다. 또 한 시간 후에 부행장은 집에 대한 담보만으로 대출해 주기로 했다.
앞으로 바이어가 절대로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고 확신이 들 때에는 거대한 유조선을 조금씩 움직이는 예인선을 생각하라. 바이어는 마음을 바꾼다. 1분 전에, 한 시간 전에, 아니면 하루 전에 바이어가 거절했다고 해서, 당신이 다시 한 번 요청했을 때 또 ‘노’라고 이야기한다는 법은 없다. 한 번에 조금씩 당신은 누구의 마음도 움직일 수 없다.
출처: 협상의 비법 中 (로저도슨 시아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