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영 이야기
|
작성일 : 15-05-06 11:27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854
|
2010년 국내경제 전망
-------------------------
경제연구실 금융연구실
2010년 우리경제는 수요회복과 기저효과에 힘입어 상반기에는 5.8%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기저효과가 줄어드는 2010년 하반기 성장률은 3%대에 머물 것으로 보여 2010년 국내경제 성장률은 4.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0년에는 수출과 내수의 빠른 회복세가 완화되면서 경제성장의 속도가 전반적으로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리스크 요인이 잔존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경제의 회복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중국의 고성장이 우리 수출에 크게 기여하겠지만 원화강세가 지속되면서 수출의 상승세는 크게 둔화될 전망이다.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소득증대가 소비확대에 기여하고 설비투자도 2009년 크게 위축되었던 데 따른 반등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부문이 민간수요를 촉진하는 효과가 줄면서 내수회복의 힘도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근로 축소로 성장에 따른 고용창출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원화 환율은 2010년 평균 달러당 1,100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 후반에 머물 전망이다. 2010년 4%대 중 후반의 성장을 달성하더라도 GDP 수준이 잠재GDP 수준을 밑돌아 경기과열 우려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금융위기 때의 긴급 조치들을 거둬들이되 급격한 금리인상 등의 출구전략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 목 차 >
Ⅰ. 글로벌 경제환경 변화
Ⅱ. 국내경제 전망
Ⅲ. 맺음말
Ⅰ. 글로벌 경제환경 변화
2009년은 세계 및 국내경제의 역사 속에서 의미 있는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리먼쇼크 이후의 금융시장 혼란과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은 상당한 기간의 경기불황을 예고하는 듯 했지만 글로벌 경제위기를 수습하기 위한 각국의 금융안정화 대책과 재정확대정책에 힘입어 국내외 경제는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회복세로 돌아섰다. 국내경제의 입장에서 이번 경제위기는 우리나라가 그동안 경제규모가 상당히 커졌지만 여전히 세계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혹은 더욱 높아졌다는 것을 재확인시켜주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세계경기의 변동에 대해 국내경제는 훨씬 더 큰 진폭으로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2010년에도 국내경기의 가장 중요한 결정요인은 세계 경제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금융시장, 불안요인 잔존
글로벌 금융시장은 금융불안 해소, 위험기피현상 완화 등을 배경으로 신용경색이 풀리고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이는 등 점차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시스템 불안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유효했던 만큼 2010년 중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리먼쇼크 시기처럼 급격하게 변동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직 금융시장의 불안요인들이 남아 있어 경제주체들의 불안감이 말끔히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제기되고 있는 불안요인들을 보면 우선 저금리와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낳을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들 수 있다. 국제적인 저금리와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맞물리면서 원자재 가격과 이머징 마켓 자산 가격의 버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국제적인 저금리 기조가 바뀌거나 달러 캐리 트레이드의 흐름이 변화될 경우 국제 자본의 흐름이 급변하면서 이머징 마켓의 금융시장과 달러화 환율이 요동을 칠 수 있다. 최근 불거진 두바이 사태에서 보듯이 잠재되어 있는 불안요인이 현재화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부실, 동유럽을 비롯한 과다 채무 국가들의 존재 등은 또 다른 글로벌 금융위기를 야기하지는 않더라도 금융기관의 손실 부담을 가중시켜 자금중개기능을 지연시킬 요인들이다.
세계경제에 잠재되어 있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양적 완화 조치의 회수를 우선시하면서 금리인상을 되도록 늦추게 될 가능성이 높다. 디플레이션에 빠진 일본은 2010년에도 현행 0.1%의 금리를 유지할 전망이다. 미국과 유로 등은 경기회복세가 지속될 경우 2010년도 후반 경 금리 인상에 나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기, 리스크 상존 속에 완만한 회복
세계경제는 2009년 2분기부터 전기대비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선 것으로 추정된다. 각국 정부의 확장적 금융 및 재정정책에 힘입어 민간 수요의 위축 현상이 멈추고 세계 교역도 다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기회복 추세는 2010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민간부문의 수요가 회복되겠지만 정부수요 축소로 회복은 완만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더욱이 금융시장에 남아 있는 리스크 요인들이 간헐적으로 불거지는 상황이 예상되고 있어 위험기피 성향이 크게 줄어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2000년대 중반과 같이 경제주체들이 소비나 투자 등 수요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 보면 개도국이 세계경기를 주도하는 경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그림 1> 참조). 중국, 인도 등 거대개도국들이 상대적으로 고성장하면서 세계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이에 따라 아시아 공업국과 원자재 생산국의 경기가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일 전망이다. 그러나 가계부채 조정 문제가 세계 최대 수요국인 미국의 성장을 제약하면서 선진국 경제는 전반적으로 저조한 성장에 머물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2010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3% 내외를 기록해 2000년대 초중반에 비해 낮은 성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과잉공급 압력이 남을 것으로 보여 공업제품 등의 물가는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도 상승기조를 보이겠지만 급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그림 2> 참조). 선진국으로부터의 수요확대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재고 등 공급능력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고 원유 선물시장에서의 투기에 대한 규제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Ⅱ. 국내경제 전망
2009년 상반기에는 수출이, 하반기에는 내수가 회복 주도
리먼쇼크 이후 급격하게 둔화되었던 국내 실물경기는 2009년 초반 이후 회복국면으로 들어선 것으로 판단된다. 고환율에 따른 수출회복,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우리 경제는 2009년 2분기와 3분기에 연율 10% 이상 고성장했다. 세계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보더라도 우리나라의 경기 회복세는 매우 빠른 수준이다. 금융위기로 대부분 국가가 심각한 침체를 겪었던 2009년 1분기 대비 3분기까지의 평균 성장률을 보면 우리나라는 싱가포르, 중국 다음으로 높은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다(<그림 3> 참조). 인도, ASEAN 등이 대부분 빠른 회복을 기록한 반면 미국, 유럽 등은 매우 완만한 회복에 그쳤다.
2009년 상반기 중에는 수출이 크게 늘면서 경기회복을 주도했다면 하반기 들어서는 수출회복 속도가 둔화되는 가운데 투자와 소비 등 내수부문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는 경기회복의 주요 요인들이 시차를 두고 실물경기에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원화약세는 지난해 9월 이후 본격화된 바 있는데 이는 약 5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우리나라 수출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효과를 발생시켰다. 과거 외환위기 중에도 원화환율의 급등이 약 4개월 후에 우리나라의 점유율 확대로 이어진 점을 감안할 때 환율효과가 약 2분기 정도의 시차를 두고 우리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 2009년 3월 이후 원화환율이 다시 강세로 돌아서고 하반기에는 환율효과가 줄어들기 시작하여 수출의 빠른 반등 추세도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하반기 중에는 정부정책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내수를 회복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상반기에 집중된 바 있는데 정부지출의 효과가 1~2분기의 시차를 두고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감안할 때 3분기까지 고성장을 지속하는 데에는 정부의 경기부양 효과가 컸다고 볼 수 있다.
2010년 4.6% 성장 전망
하반기 경기부양책 규모가 줄어드는 점을 감안할 때 연말부터는 경기의 상승추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 8월 이후 원화절상의 폭이 커지면서 이러한 경기회복의 속도 조절 현상은 2010년 초반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부터 성장세가 크게 위축되었던 기저효과 때문에 올해 말과 내년 초 전년동기비 성장률이 6%대의 높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지만 전기대비 성장의 속도는 크게 둔화될 것으로 판단해볼 수 있다(<그림 4> 참조). 급격한 경기 위축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미루어두었던 대기수요가 발생하면서 회복이 빠르게 이루어졌다면 이러한 대기수요가 어느 정도 충족되면서 성장의 속도가 둔화되는 것은 예견할 수 있는 현상이다. 이와 같은 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되면서 2010년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비해 성장의 활력이 서서히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2009년이 위기로부터 탈출하는 과정에서 수요부문의 회복이 빠르게 이루어졌다면 2010년은 수출과 내수의 성장활력이 낮아지면서 성장의 속도가 전반적으로 완만할 것으로 판단된다. 수출의 경우 세계경기가 회복되는 가운데 지역별로는 우리나라 최대교역국인 중국의 고성장이, 상품별로는 2009년 위축되었던 내구재와 장치산업 수요 회복이 우리에게 유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전체 세계경제의 성장 속도가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낮아질 것이라는 점과 원화 강세 지속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 효과 등으로 수출의 전기대비 증가속도는 2009년에 비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의 경우에는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실질국민 소득의 증가가 소비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설비투자도 2009년 크게 위축되었던 데 따른 반등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측면으로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부양규모가 정체되거나 줄어들면서 민간수요를 촉진하는 효과가 크게 줄어들어 내수 상승 속도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특히 정부부문의 직접적인 고용증진책 규모가 줄어들면서 고용사정은 크게 개선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국내 경제성장률은 4.6%를 기록할 전망이다. 최근 잠재성장률이 4% 내외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할 때 높은 성장률이라고 생각될 수 있으나 여기에는 2009년 상반기 GDP가 크게 둔화된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이다. 기저효과가 배제된 2010년 하반기 경제성장률은 3%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득 개선에 따른 소비회복, 가계부채는 제약 요인
수요부문별로 보면 소비는 2010년 중 4% 내외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2000년대 위기 이전까지의 평균 소비증가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소비회복의 가장 큰 요인은 실질 국민소득의 개선이다(<그림 5> 참조). 2000년대 수출단가 하락으로 생산이 늘어나는 데 비해 소득이 그만큼 늘지 못하면서 실질 국민소득(GNI) 증가율이 경제성장률보다 평균적으로 1%p 가량 하회하는 현상이 지속된 바 있다. 위기 이후 IT 등 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과잉공급 현상이 해소되고 이에 따라 그동안 지속되었던 우리나라 수출단가 하락현상이 크게 완화되고 있다. 2009년 2분기 이후 실질국민소득 증가율이 성장률을 상회했는데 2010년 중에도 이러한 추세가 어느 정도 이어지면서 소비여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원화의 강세가 지속되면서 수출부문에서 내수부문으로 소득을 분배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원화강세는 소비자물가 하락압력으로 작용함으로써 가계부문의 실질구매력을 높여줄 전망이다.
그러나 정부의 경기부양책을 통한 민간소비 진작효과는 2010년 중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내구재 구입에 대한 세제지원, 공공근로를 통한 민간소득 지원 등이 소비를 회복시키는 힘으로 작용했으나 2010년에는 이러한 혜택이 줄어들 것이다. 2010년 정부의 재정적자 규모가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정부부문이 소비에 미치는 기여도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높은 가계부채 수준도 향후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개인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1.5배에 달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2009년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금리하락으로 가계부채 비중이 높아졌으나, 내년 금리가 상승하면서 부채 상환부담이 늘어나게 되고 이에 따라 가계부채의 조정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계 부채의 85%를 차지하는 소득 3분위 이상 가구의 경우, 부채상환부담 증가로 부채가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국은행, “가계부채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 2009. 9 참조). 최근 취업자수 증가 역시 예년 대비 소폭 증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고용시장의 회복이 빠르지 않다는 점도 민간소비 회복을 제약할 것이다.
설비투자의 높은 성장은 기저효과에 따른 것
2009년 1분기 전년동기대비 -23.5%나 급감하였던 설비투자는 3분기 -8.7%로 감소 추세가 크게 둔화되었다. 최근 3개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78.4%로 예년 수준을 회복하고 산업생산도 늘면서 제조업의 설비투자 조정압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그림 6> 참조). 기업들의 설비투자 여력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재무구조 조정으로 부채비율이 크게 낮아져 있는 상황이고 2009년 세계경제의 위기상황에서도 기업들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전체 설비투자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는 IT 산업 부문은 경영실적이 크게 호전된 상황이다.
다만 설비투자가 2009년 축소된 것 이상으로 증가하는 V자형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평균적인 성장 능력은 1%p 이상 떨어진 것으로 판단되고 있으며 과잉설비 문제도 아직 해소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2010년 중에도 아직 해소되지 못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교란요인들이 간헐적으로 대두되면서 기업들의 투자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2010년 국내 설비투자 증가율은 10% 가까운 수준에 이를 전망이지만 이는 2009년 줄어들었던 부분을 만회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해야 할 것이다. GDP에서 설비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에도 9% 이하로 설비투자가 부진했다고 평가되는 2000년대 평균(9.6%)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그림 7> 참조).
산업별 설비투자의 차별화 현상도 심화될 것이다. 한계기업의 탈락 등으로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되는 전자부품 등 부문에서는 국내기업들이 비교적 높은 투자 증가를 계획하고 있다. 산업은행의 설비투자 계획 조사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부문에서 LCD 차세대라인, 반도체라인 증설이 계획되어있는 등 전기전자산업의 설비투자는 2009년 대비 17.8% 증가할 것으로 조사되었다. 자동차 산업도 신차라인 증설 및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통해 설비투자를 크게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세계적으로 공급능력의 과잉현상이 해소되지 않은 선박이나 금속 등의 경우 설비투자의 위축이 2010년 중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토목건설 둔화, 주택건설은 소폭 회복
민간 주택건설이 장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재정지출 확대로 토목건설이 건설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2010년에는 토목건설의 성장률이 다소 둔화되고 주택건설이 소폭 회복되면서 전반적인 건설투자 증가율은 2%대의 낮은 수치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그림 8> 참조).
주택건설은 재개발, 재건축 사업, 보금자리주택 등 공공부문 주택공급 등에 힘입어 2010년에는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재개발, 재건축 관련 규제완화로 3분기 건축건설 수주가 전년동기 대비 7.4% 증가한 바 있다. 2008년 기준 서울시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만 15만호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러한 수주회복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금자리주택 등 공공부문의 주택공급 역시 주택건설의 상승요인이다. 최근 발표된 1,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에는 2013년 까지 약 10만호가 공급될 것으로 계획되어 있다. 그러나 주택건설의 회복은 상당부분 건설경기 진작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노력에 의한 것으로 아직까지 국내 주택건설 경기의 장기침체를 가져왔던 수급불균형은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미분양 주택이 정부의 대책 등으로 최근 빠르게 감소하였지만 여전히 12만호 이상 남아 있어 민간 주택건설의 회복이 빠르게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토목건설은 2010년 중에도 정부의 대형 투자사업을 중심으로 활기를 띨 전망이지만 2009년에 비해서는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둔화될 것이다. 재정지출 확대에 힘입어 토목건설수주는 2009년 3분기까지 전년대비 67.9% 증가하였으며, 4대강 살리기, 녹색교통망 구축, 30대 선도 프로젝트 등 대형투자사업이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계획되어 있다. 그러나 예산 측면에서 보면 2010년 토목건설이 2009년에 비해 크게 늘기 어려운 상황이다. SOC예산은 2009년 중 전년대비 30% 가량 늘었지만 2010년에는 오히려 1.6% 감소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다. 토목건설은 공공부문이 대부분 차지한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정부예산제약으로 크게 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공기업의 SOC 투자 역시 2010년 예산 중 일부를 2009년 하반기에 조기집행한 바 있어 2010년 예산이 크게 늘어나기 어렵다. 이러한 예산 제약에 비추어 볼 때 계획대로 토목건설투자가 집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증가세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화강세로 세계시장 점유율 둔화 예상
지난해 말 급격히 축소되었던 수출은 2009년 들어 빠른 반등 추세를 보이면서 2009년 11월 현재 전년 대비 플러스 증가세를 회복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11월에 수출이 급락했던 데 따른 것으로 아직 우리 수출이 위기 이전의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계절적인 요인을 감안한 11월의 수출액 규모는 약 320억달러 규모로 2008년의 월평균 수출액인 350억달러에 미치지 못한다. 원화환율 급등에 따른 이점에도 불구하고 세계경기의 침체폭이 아직은 크기 때문이다.
2010년 세계경제가 완만하게 성장하면서 우리 수출의 회복세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10년 중 9% 내외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중국에 대한 수출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다. 중국의 경기진작책으로 내수용 전자제품 및 부품,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쓰이는 중간재 등에 대한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의 수출이 회복되면서 수출상품 제조에 쓰이는 중간재와 자본재에 대한 대중 수출 또한 회복될 전망이다.
수출단가의 회복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예상되면서 이에 연동되어 있는 석유화학, 정제 제품군 등의 단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다. 또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문도 2009년 한계기업들의 생산조정 등으로 공급능력이 줄어들어 있는 상황이어서 수출가격의 강세가 2010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원화는 절상기조를 지속하면서 수출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2004년 이후에는 원화가치 변화와 우리 수출의 세계시장 점유율 간 역(逆)의 상관관계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그림 10> 참조). 주요국 통화에 대한 원화의 상대적 가치를 나타내는 실질실효환율은 2007년 이후 줄곧 하락세를 나타내었는데 같은 기간 우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시차를 두고 상승세를 나타내었다. 그리고 최근 들어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해 원화가치가 더욱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2009년 5월 현재 우리 수출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2.7%까지 상승한 상태이다. 그러나 2010년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1,120원으로 2009년에 비해 10% 이상 절상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세계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도 약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산업별로 보면 반도체와 LCD, 휴대폰 등 주력 IT제품군이 수요회복과 함께 해외 경쟁업체 대비 우월한 공급능력과 신제품 출시 능력으로 2010년에도 우리 수출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중국의 수요확대와 미국 등 선진국의 대기수요 등으로 글로벌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2010년 중 초과공급이 예상되는 석유화학의 경우 수요회복보다 중동 물량 진입 등 세계적 공급 확대가 더욱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우리나라의 수출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선박의 경우도 최근 글로벌 선사들의 재정 악화로 선박의 인도가 연기되거나 취소되면서 수출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경상수지의 흑자기조는 2010년 중에도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흑자규모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내수회복과 원화강세,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2010년 중 수입증가율은 20%를 넘어설 것으로 판단된다. 경기침체와 고환율로 크게 줄어들었던 해외여행도 점차 재개되면서 서비스수지 적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2009년 4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는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2010년에 200억달러 이내로 줄어들 것이다.
성장 대비 고용확대 저조할 전망
2010년 경제성장률이 4%대를 기록할 전망이지만 취업자수 증가는 15만명 내외를 기록하면서 성장 대비 고용창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자리 증가폭이 과거에 비해 제한적인 이유는 우선 정부정책에 따른 공공 부문의 취업자수 증가가 2010년 중 둔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2009년 취업자수가 크게 줄어들지 않은 것은 희망근로 등 정부의 고용안정 대책에 따른 측면이 크다(<그림 11> 참조). 희망근로 사업계획은 2009년 말 모두 종료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다. 2010년 중에도 정부의 고용안정 대책이 실행되겠지만 2009년보다는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급격한 경기위축 우려가 크지 않은 만큼 희망근로와 같은 일용직 형태의 고용부양책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 일자리의 민간 부문 보완 효과가 줄어드는 반면 민간의 자생적인 일자리 회복은 당분간 시일이 걸리면서 전체 취업자수 확대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기회복기 중에는 잠재적 불확실성에 대비해 생산성을 제고하면서 고용 증대는 가능하면 자제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향후 민간 부문에서 왕성한 일자리 확대보다는 최소한의 필요 인력을 확보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업 부문에서의 일자리 창출력 약화도 전체 취업자수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서비스업은 그 동안 제조업 부문의 인력 이탈을 꾸준히 흡수해 왔으나 외환위기 이후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 자영업 비중이 높은 부문의 공급 과잉 상태가 지속되면서 추가적으로 인력이 유입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번 위기 중에도 자영업자가 2009년 3분기에 36만명 가까이 줄어드는 등 이 부문의 고용 사정이 계속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그림 12> 참조).
취업자수 증가가 크지 않아 실업률도 거의 변동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0년 평균 실업률은 3.5%로 2009년 예상 3.6%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취업자가 늘어나는 만큼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지면서 구직자가 늘어나는 데 따른 것이다.
환율 하락, 디플레갭 상존으로 물가 2%대 안정
2009년 주요 국가들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원화약세로 물가상승률이 2%대 후반에 이르렀다. 2010년 중에는 원화가 다시 강세로 돌아서면서 우리나라의 물가가 안정될 여지가 그만큼 크다고 볼 수 있다. 2010년 소비자물가는 비용 측면에서 환율 하락이, 수요 측면에서는 디플레이션 갭이 지속되면서 상승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2010년 중 물가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은 유가 및 국제원자재 가격과 임금 등 비용 측면에서의 상승요인이다. 임금상승률은 2009년 상반기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크게 위축되었으나 2010년에는 명목GDP 성장률이 7%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임금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09년 하반기 기업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된 점을 감안할 때 기업들의 임금 지급 여력도 호전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임금상승은 공산품 가격 및 서비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자물가에 파급되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는 2009년 대비 34.6%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소비자물가를 1.4%p 높이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그림 13> 참조). 다만 원화가치가 2010년 중 2009년 대비 10% 이상 절상되면서 물가상승 요인의 상당부분을 상쇄시켜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초과유동성으로 인하여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으나, 하반기 물가상승률의 둔화로 기대심리 역시 안정되고 있다. 올 초 4%대를 유지하던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11월 3.3%로 낮아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추이를 감안한다면 원자재가격 급등과 같은 비용 측 충격이 없는 한 2010년에는 인플레 기대심리가 크게 높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수요 측면에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2, 3분기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실제GDP가 잠재GDP를 하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BOX 기사 참조). 2010년에도 수요가 공급을 하회하는 초과공급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 수요측면에서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지 않을 것이다. 2010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9년과 비슷한 2%대 후반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금리 완만한 상승 예상
2009년 국내금융시장은 2008년 말 발생한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채권시장의 위험 기피도를 나타내는 신용스프레드는 2008년 12월 4.38%p에 이르던 것이 2009년 6월 이후 1%p 내외로 크게 하락하였다. 금융부문의 불안요인으로 지목되던 국내은행의 연체율도 2009년 초 1.67%에서 2009년 10월 1.19%로 하락하였다.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것은 정부 정책에 힘입은 바가 크다. 통화스왑 체결로 외화유동성이 개선되어 대외 충격이 감소하였고 정책금리 인하,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은행자본확충 등으로 경제주체들의 채무부담이 경감되고 불안 심리도 잦아들었다.
이러한 금융시장 안정과 경기의 회복세를 바탕으로, 한국은행은 2010년 중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라앉고 국내 경기회복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한국은행은 현행 2.0%인 정책금리를 연말까지 약 1%p 남짓 인상하여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정책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의 개선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우선 CD, 국고채 등의 시중금리가 정책금리 인상기대와 경기회복을 이미 반영하고 있어 정책금리 인상에 따른 추가 상승폭은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그림 15> 참조). 경기 회복에 따라 상대적으로 고위험 자산의 신용스프레드 역시 완만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어 이 역시 금융시장 개선의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2010년 중 국고채(3년 만기)의 수익률은 평균 4.9%, 회사채(AA-, 3년 만기)는 평균 5.9%로 예상된다. 그리고 BBB- 등급의 회사채는 경제여건의 개선 등에 따라 금리 수준이 점차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환율 1,100원
2009년 2분기 이후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는 원화환율은 2010년에도 완만한 하향 안정 추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경상수지의 흑자기조가 이어지고 외국인투자자금 또한 포트폴리오투자를 중심으로 순유입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2009년 10월 현재 원화가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도 경상수지가 균형 수준이었던 기준 시점(2002년 7월)에 비해 약 10% 가량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향후 국내외 경제가 정상화되어 가는 과정에서 원화가치가 좀더 상승할 여지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다만 원화의 절상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수출상품에 대한 세계수요는 2009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회복되는 흐름을 나타내겠지만, 원화약세의 수출증대 효과가 이미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데다 국제유가 또한 2009년 초에 비해 크게 오른 배럴당 80달러 중반 수준을 나타냄으로써 경상수지 개선 폭을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 2010년에는 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국가간 격차도 확대될 것으로 보여, 국내 주식시장 이외에 채권시장을 통한 외국인투자자금의 유입이 지속될 전망이다. 국제금융시장의 안정과 함께 신흥경제권에 대한 외국인 투자 또한 중장기적인 순유입 추세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2010년 유입 규모가 전년도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나기는 어려울 듯하다. 금융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상황에서 향후에도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상당기간 잠복해 있을 가능성이 높은 데다,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도입했던 강력한 금융완화정책의 정상화 과정이 2010년 중에 본격화될 가능성도 있어, 현재 나타나고 있는 달러 캐리 트레이드 같은 신흥경제권으로의 일방적인 자금흐름의 지속을 낙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원/달러 환율의 등락에 큰 영향을 미쳤던 달러가치에 대한 하락압력이 2010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09 회계연도 기준으로 1조4천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미국의 막대한 연방재정적자가 2010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오바마 정부가 추진 중인 연방재정 건전화 작업의 성패는 아직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국제거래에 있어서나 가치저장 수단으로서 달러화 및 미 국채에 대한 부분적인 회피 현상도 우려된다. 다만 미국 상업용 부동산 문제나 몇몇 나라들의 과도한 대외 및 정부부채 같은 불안요인들로 인해 국제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당분간은 완전히 해소되기 어려운 데다, 향후 미국이 유럽이나 일본 등 다른 주요 선진국보다 먼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달러 가치의 추이는 등락을 거치면서 아주 완만한 하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요인들을 감안할 때 2010년 원화 환율은 2009년 하반기보다 낮은 달러당 1,100원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화의 지위에 대한 중대한 변화가 발생하고 달러 가치의 하락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는 경우,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0원대 초반 수준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원/엔 환율은 2010년 원화 강세와 함께 금융위기 이후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엔화가 약세로 전환되면서 하락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당분간 일본의 해외투자가 크게 활성화되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일본과 해외의 금리차가 확대되고 특히 미국이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현재 나타나고 있는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엔화 조달로 대체될 경우, 엔화 약세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평균 100엔당 1,300원 중반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원/엔 환율이 2010년에는 1,100원대로 하락함으로써 우리 수출산업에 있어 대일 가격경쟁력의 잠식이 예상된다.
Ⅲ. 맺음말
2010년 국내 경제성장률은 4%대 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2009년초 경기가 크게 침체되었던 기저효과를 제외할 때 성장의 속도는 4%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0년 중에도 경기가 과열되어 인플레이션이 급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미이다.
경기의 상하향 리스크를 고려해볼 때 경기부양책 등으로 경기가 과열되어 버블이 발생할 리스크보다는 민간수요가 회복되지 못하고 수출증가세도 가속되지 못해 경기가 재추락할 리스크가 훨씬 큰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부양효과로 경기회복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민간부문의 자생적 수요확대는 아직 미진하기 때문이다. 2010년 중에도 총수요가 잠재GDP에 미치지 못하는 디플레이션 갭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어 물가상승 등 전반적인 과열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부양에 따른 과열우려가 크지 않은 만큼 출구전략을 서두를 필요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2010년에도 금융완화와 재정확대 등 경기확장 기조는 유지되어야 할 것이다. 국가부채 누적이 우려되고 있으나 경기정책의 기조는 경기의 안정적인 상승세 지속 여부와 물가압력 지표를 바탕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이며 재정적자 문제는 보다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통화 완화정책을 정상화하는 기술적 금리인상이라 하더라도 원화가치 등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주요 선진국과의 정책공조 하에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선진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점차 미루어지는 가운데 국내 금리 인상을 조기에 실시할 경우 투기자본의 유출입으로 외환시장의 불안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
또한 금리 인상 과정에서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대부분이 변동금리에 연동되어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금리 인상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빠를 수 있는 반면, 그 만큼 경제주체의 이자부담이 급속도로 늘어날 우려도 있다. 따라서 통화당국은 경제주체의 이자지급능력을 감안하여, 경기회복 국면을 충분히 확인하면서 금리 인상을 꾀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가격 상승에 대한 대책은 금리정책보다는 미시적인 금융정책을 이용하고 수도권 지역의 주택공급 확대 등 공급 측면에서의 대책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 역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자금조달의 차입금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에게 있어, 최근의 보증한도 확대와 대출 만기연장 조치는 자금사정 개선에 큰 영향력을 미쳤다. 따라서 이 조치들이 급격히 정상화될 경우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이 악화될 우려가 있어, 상시적인 구조조정은 지속하되 그 시기와 속도에 대해서는 충분한 숙고가 요구된다.
2010년도 수출 경쟁력 악화의 가장 큰 요인은 원화절상이다. 환율영향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미약한 가운데 가파른 원화절상은 수출과 기업의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킬 요인이 될 수 있다. 환율은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결정되어야 하지만 원화가치의 절상속도가 가파를 경우 속도조절 차원의 스무딩 등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외국은행 지점과 본점간의 거래 규제는 힘들더라도 거래목적이나 거래량 등 정보제공 의무화 등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환율 하락에 대한 일방적인 전망이 이루어지고 있음에 따라 작년 KIKO 사태와 같은 유사한 사례가 재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보다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투자 및 고용 지원 등 민간부문에서 수요활력 회복을 위한 제반 정책들은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2000년대 소비, 투자 등 우리나라 내수의 장기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일시적인 정책보다는 수요확대를 항구적으로 촉진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R&D 투자세액 공제 등 투자에 대한 지원을 유지하고 최근 논의되고 있는 일자리 창출에 대한 세액공제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일자리 창출이 최우선 이슈이지만 양적 확대에 치우쳐서는 안될 것이며 일자리의 질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희망 근로 등 급격한 경기침체에 대비한 고용정책을 장기간 지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R&D 분야 등 고용흡수력이 높은 부문에 대한 인프라 및 인센티브 확대, 서비스 부문에서의 수요창출에 대한 지원 등을 통해 장기적인 고용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끝> *LG경제연구원*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