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명 (KAIST 이사장, 웅진폴리실리콘 회장) 초청 강연
“30년 후의 코리아를 꿈꿔라”
지난 4월 12일 한국뉴욕주립대학 최고경영자 과정 특강으로 열린 오명 회장의 특별강연 주제는 “30년 후의 코리아를 꿈꿔라”였다. 이날 강연에서는 과거 청와대 비서관, 건설교통부 장관 등 오 회장이 오랜 세월 다양한 조직을 관리하면서 느꼈던 점과 더불어 한국이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전 방향을 소개했다.
강연 시작 전, 오 회장은 “요즘 가는 곳마다 희망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한다. 특히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2, 30대 젊은이들이 패배의식에 젖어 있다”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이어 “우리네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는 그야말로 맨땅에서 지금의 코리아를 일구어냈다. 이제는 젊은이들 차례다. 앞으로 또 다른 30년 후, 후손들에게 어떤 나라를 물려 줄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때”라는 말로 본격적인 강연을 시작했다.
한국인이라는 자부심
오명 회장은 과거 한국사회를 떠올리며 “지금으로부터 불과 5,60년 전의 상황은 이보다 더 심했다. 먹을 것은 물론, 몸을 뉘일 집도 없었고, 젊은이들을 고용할 기업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장관 시절, 아시아 8~9개국을 방문했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과거에 비해 외국에서 한국의 위상은 국민들이 체감하는 것보다 훨씬 높아졌다. 한국을 부러워하는 정도를 넘어 이제는 벤치마킹을 하고 싶어 하는 등 선진국이라는 인식이 강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회장은 얼마 전 만난 한 외국인 강사에게 한국인들에게 충고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러자 그는 서슴지 않고 두 가지를 이야기 했다고 한다. 첫째는 국민들이 여전히 약소국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는 것. 둘째는 한국인들은 너무 전임자 욕을 많이 한다는 것이었다. 즉, 한국이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던 까닭은 전임자들의 노력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쁘다고만 볼 것이 아니라 한국을 이렇게까지 성장시켜 준 전임자들에게 찬사를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에 오 회장 역시 공감했다. 우리나라에 과거의 인물들이 없었으면 지금껏 이러한 성과를 이루지 못했을 거라는 것이다.
오 회장은 “1960년 우리나라 국민 소득은 한국은행 통계로 정확하게 78불, 그때까지만 해도 아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다. 굶어죽는 사람이 태반이었던 나라에서 현재는 국민소득 2만 불이 넘는 쾌거를 이룩했다”고 피력했다. “2차 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 중에서 OECD에 가입한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며, 원조받지 않으면 살 수 없었던 나라가 지금은 원조를 해주는 입장이 되었다. 동·하계 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포뮬러원 등 세계 5대 스포츠 행사를 모두 유치한 나라도 한국이 전 세계를 통틀어 5번째다. 대전 엑스포를 시작으로 곧 개최될 여수 엑스포까지 한 국가에서 엑스포를 두 번 개최하는 것도 보기 드문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
오 회장은 “해외에 나갈 때마다 대한민국의 발전 원동력이 무엇이냐에 관한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고 했다. 과거에는 다른 아시아 국가와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짧은 시간 내에 선진국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에 외국인들은 감탄을 금치 못한다는 것이다.
오 회장은 우리나라 첫 번째 발전 동력으로 ‘교육’을 꼽았다. “물론 주입식 교육, 입시 위주의 교육 등 지금껏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국내 교육현실이 비난을 받긴 했지만, 그래도 교육에 대한 강한 열정과 집념으로 능력 있는 국민을 길러냈고, 그 국민들이 국가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약 80% 정도가 대학에 진학한다. 세계에서 고등학교 재학생이 가장 많은 나라가 우리나라다. “23~35세 사이에서 고등학교 졸업생이 약 98%로 세계에서 1위다. 대학생 숫자도 우리나라가 제일 많다. 국내 대학의 숫자는 400개로 프랑스 98개, 스웨덴 25개와 비교하면 엄청난 수치다”라고 설명했다.